Jeju bienn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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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기엽 이아

1972, 서울 출생, 서울 활동

+ 작가소개

정기엽은 유리 오브제, 물, 안개, 빛과 소리 등을 이용하여 해갈되지 않는 결핍의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아르데코에서 조형예술석사(dnsep)를 마쳤다. 스트라스부르 유리 비엔날레 뿐 아니라 여러 사운드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마드리드의 사운드 인터렉티브 예술 축제인 인소노라(In-Sonora)에 초대되어 소리로 안개를 조형하는 퍼모먼스 설치로 주목 받았다. 2010년 귀국 후 현재까지 서울을 비롯하여 여러 도시에서 활발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작품소개

(작가노트)
물은 중력에 따라 흐르고, 병입된 물은 자본이라는 중력에 따라 흐른다. 1조원을 바라보는 생수시장은 자연에 빨대를 꽂고 멈추지를 않는다. 시장 점유율 일위의 삼다수를 비롯한 제주의 물이 고갈될 듯 펫트병에 담겨 전국으로 유통된다.

그 중 붉은 글씨의 '제주(Jeju)'라는 라벨이 붙은 ‘혼합음료’가 눈에 띄는데, 사실 생수인 척 제주와 상관없이 섬의 깨끗한 이미지를 파는 것으로 보인다. 작업의 소재로 제격이었다. 제주 사람들이 가격도 비싸고 생수도 아닌 이 물을 먹지 않아서 일까, 결국 제주에서 구할 수 없어 육지에서 파는 서귀포산의 이 음료를 사다가 전시를 위해 다시 제주로 보내야 했다. 정말 물은 자본에 따라 흐른다.

한편 나의 난독증이 불어식으로 알파벳을 읽는 습관과 겹쳐 JEJU를 JESUS로 읽은 적이 있다. 그 둘은 발음도 같은데, 묘하게 펫트병의 '제주'라는 붉은 글씨와 붉은 십자가가 오버랩 되더랬다. 십자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을 비롯한 도시의 야경을 보며 경악하는 것은 뜬금없는 붉은 십자가들이다. 사실 멀리서도 눈에 확 띄이기 때문에 마케팅용 간판으로 그만이었을 테지만, 붉은 네온으로 빛나는 공동묘지는 이방인들에게 이색적이고 오싹한 체험일지도 모른다.

제주는 천혜의 섬, 낭만적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4.3이라는 대규모 학살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빠듯한 일상에 여유를 찾아 떠난 곳에서 굳이 그 흔적을 찾아 괴로워하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주가 자본에 의해 겪는 희생과 4.3이라는 슬픈 역사적 희생을 애도하는 제의로서 물로 십자가를 누인다. 2리터들이 6개 패키지의 음용수 50여개로 만든 ‘물의 묘’는 이제 십자가를 더 세우지 말고 내릴 때가 아닌지, 더 이상의 희생도 더 이상의 무덤도 없어야 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

  • 정기엽, 제주예수,2017, 물, LED, 가변크기